[갑상선암 치료기 #6]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위한 저요오드식 후기

안녕하세요. 갑상선암 수술을 8월 말에 잘 마치고, 지난 주(11월 29일)에 방사성 동위원소치료를 하였습니다.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위해 2주간은 저요오드식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불확실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연 내가 저요오드식을 잘 하고 있는걸까? 이렇게 해도 되는걸까? 이러다 100만원짜리 타이로젠을 맞아야하는건 아닐까?라는 불확실성이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잘 참고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테니 자신을 믿고 저요오드식을 진행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저요오드식을 진행했던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저요오드식이 솔직히 힘들지만 맛있게 이겨낼 수 있는 메뉴들 그리고 결과까지 함께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주의: 꼭 이렇게 한다고 결과가 모두 좋은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똑같이 해도 누군가는 타이로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 참고하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1.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하는 이유

먼저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하는 이유는 병원에서 너무나도 잘 설명해 주기 때문에 잘 아시겠지만, 동위원소 치료를 준비하면서 나름 유튜브에서 의사선생님들께서 설명하는 것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외과적 수술을 통해 몸에 있는 갑상선을 제거하였으나, 임파선 전이 또는 전이소견이 있을 경우 혹시 몸에 남아있을 암세포를 제거할 목적으로 동위원소 치료를 하게 됩니다.

 

 

2. 저요오드식을 하는 이유

동위원소치료는 방사능이 들어있는 요오드성분을 몸에 투약하게 되는데요. 갑상선암이 요오드 성분을 매우 좋아한다고 해요. 그래서 몸에 요오드성분을 최소한으로 섭취하여 방사성요오드를 암세포가 맛있게 먹고 죽을 수 있도록 몸을 준비시키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주로 요오드를 섭취하는 음식에 있는 요오드를 제한함으로써 몸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이 나오게 하는 것이 저요오드식을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식이 전에 피를 뽑고, 식이 후에 피를 뽑아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게 됩니다.(여기서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을 경우 비급여 항목인 타이로젠이라는 주사를 맞게 됩니다. 100만원 수준)

 

 

3. 저요오드식 준비

저요오드식을 준비하려면 무엇을 먹을 수 있고 먹을 수 없는지를 잘 알아야 하겠지만, 먹을 수 있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대부분 저요오드식을 하면서 뭘 먹을 수 있고, 먹을 수 없는지는 너무나도 잘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병원,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하게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무엇을 먼저 준비하는게 좋을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소금, 간장, 고추장, 된장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네 가지 기본양념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예전에 식기세척기 세척용으로 정제소금(한주소금)을 대량으로 구입했었는데요. 이번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간장, 고추장은 너무나도 유명한 예은푸드에서 구매를 하였고, 된장은 메주가루를 사다가 직접 담궜지만, 맛보지를 못했습니다. 이 네 가지만 준비가 되어도 나머지는 조금 수월해 지는 것 같습니다.

 

 

 

4. 저요오드식 후기

저는 저요오드식을 하면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 소불고기, 직접 만든 지코바 치킨, 삼겹살 이었던 것 같아요. 적고보니 소, 닭, 돼지네요. 병원에서 정해준 용량대로 하루 150g을 섭취하였고, 많지는 않지만 조금 넘게 먹은날도 있긴 했습니다.

 

먹을 때도 되도록이면 전자저울을 사용해서 0점 맞춰놓고 -150g까지 맞춰 먹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먹을 때는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심하진 않았지만, 밖에 나갔을 경우에는 상황이 매우 심각해 졌습니다. 예를들면 서브웨이만 하더라도 샐러드를 먹고싶은데, 넣을 수 있는 토핑이 하나도 없어서 야채랑 케첩만 먹기도 했습니다.

 

미리 만들어 놓았던 밑반찬은 무김치, 무말랭이, 배추김치, 피클이었고, 메뉴들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소고기 야채볶음을 해서 미리 용기에 넣어놨다가 케첩과 함께 먹으면 엄청 편했고, 저요오드 고추장, 간장으로 유튜브에서 지코바치킨레시피로 약간 맵게 해서 치킨겸 샐러드겸 해서 먹기도 했습니다.

 

 

 

 

5. 저요오드식 후 검사결과

저는 갑상선암 수술을 마치고 2주간 저지방식을 진행했고, 동위원소치료를 위해 저요오드식도 2주간 진행을 했습니다. 둘중에 뭐가 힘든지 물어본다면, 당연히 둘다 힘들지만 그래도 저요오드식이 그나마 낫지 않나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의 폭이 조금 더 넓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먹든지 성분표를 봐야 하고, 성분표가 없는 것은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저는 그래도 나름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습니다. 아래 보시면 TSH(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나오는데 11월 14일 저요오드식 전에는 0.09였던 수치가 11월 27일 검사에서 58.98이 나왔습니다. 

 

동위원소치료 후 요양병원 원장님께서 진료를 보시면서 TSH 수치가 30이상이면 되는데 58이면 정말 열심히 저요오드식을 한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이 때 조금 뿌듯하기는 했습니다.

 

 

 

6. 결론

오늘은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위한 저요오드식 후기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요오드식을 시작할 때는 조금 막막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머리를 잘 굴려보면 맛있게 먹으면서 저요오드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100의 행복이 있다면 먹는 것이 50정도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인데, 50의 행복을 빼앗길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즐겁게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나름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동위원소치료를 마친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치료 후 회복중이고, 동위원소치료가 끝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꼐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동위원소치료 후기와 요양병원 후기를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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