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치료기 #7]신촌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 방사성동위원소 치료 후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신촌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 방사성동위원소치료 후기를 작성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난 8월 말에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2개를 제거하고, 임파선전에 전이가 되어 12개의 임파선을 제거하고 그 중 4개가 전이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암세포는 잘 제거되었지만,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갑상선암세포를 모두 제거하기 위해 예방적치료인 방사성동위원소치료가 계획되었습니다. 처음에 수술을 계획했을 때는 여기까지 올줄은 생각하지도 않아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했지만 잘 이겨내고 이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다음 외래가 남아있고 치료결과도 아직 듣지 못했지만, 모든 치료를 잘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글은 2023년 11월 29-30일 치료를 마치고 작성하는 것으로 앞으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동위원소 치료를 앞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성합니다.

 

 

1. 동위원소 치료의 준비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는 외과적 수술과는 달리 수술 2주 전부터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먼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씬지록신, 씬지로이드를 모두 끊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대체 호르몬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도 어떤 분들은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약이 잘받는지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동일 기간에 저요오드식을 통해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를 높이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 기간에는 빨간약, 가그린, 질세정제도 사용하시면 안되고, CT조영제도 투여해서는 안됩니다.

 

방사성 동위원소 약물이 몸에 들어 왔을 때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지요.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하라는대로만 하다보면 잘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2. 입원 전 검사 및 입원

동위원소치료를 위해 저요오드식을 잘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입원 2일 전에 피검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이 때는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약 3시간 가량 병원에서 대기하게 되는데요. 피검사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적정수치까지 나오지 않는다면, 타이로젠주사를 이틀간 맞게 됩니다.

 

적정수치를 넘었다면? 간호사 선생님께서 이제 집으로 가셔도 된다고 알려주십니다. 사실 이날은 좀 허무하긴 했어요. 전라북도 완주에 사는 저는 아침일찍 병원에 가서 오전에 피검사 하나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입원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집으로 가서 쉬기로 합니다. 물론, 입원 전까지도 저요오드식은 지속해야 합니다.

 

저는 동위원소 100큐리, 1박 2일간의 입원을 진행했고, 11시 30분까지 입원해야 해서 마눌님이 아침일찍 익산역까지 태워다 줘서 편하게 왔습니다. 혼자 입원하려고 하니 남겨진 마눌님 걱정에 마음이 좀 아팠어요. 임신16주 정도 되었는데, 집에 혼자 남아 집안일도 해야하고 출근도 해야해서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병원에 도착해서 치료안내, 입원안내를 간호사 선생님께 듣습니다. 당일에 입원환자가 4명이었는데, 3분이 여성분이시고 저만 남자였습니다. 갑상선암은 여자들이 많다는게 여기서도 느껴지더라구요. 어쨌든, 설명을 다 듣고 나면 각자 병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병실은 1인실이고 창밖 뷰가 좋았어요. 자세한 사진은 아래 사진을 참고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침대, 차폐막, 선량체크기
냉장고, TV, 정수기 및 음식물처리기
차폐문, 화장실

 

3. 식사

신촌세브란스병원 식사가 맛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고(물론 저요오드식은 맛있기가 어렵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도 사전고지를 해주셨지만, 저는 나름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식빵이 나오기도 했고, 아무튼 저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웠고 100큐리 정도라서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걱정했던 울렁거림이나 메슥거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와 요양병원가면 맛있는거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저만의 착각이었답니다. 부작용은 늦게도 올 수 있는거니까요.

 

 

 

4. 동위원소 치료 방법

방사성 동위원소치료는 다들 너무나도 잘 아시겠지만, 방사능이 들어있는 요오드성분의 알약을 삼키면 끝입니다. 네, 그게 다예요. 그리고 2시간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몸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움직이면서 약성분이 몸 전체적으로 퍼질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합니다.

 

약은 간호사선생님께서 가져다 주시는데 엄청 두꺼운 납으로 되어있는 케이스에 넣어서 오십니다. 간호사 선생님은 맨위 두번째 사진 차폐막 뒤에서 제가 먹는걸 지켜보시면서 안내해 주십니다. 케이스 뚜껑을 열고, 빨대같은것을 꾹 누르면 약이 올라오는데 그대로 목을 뒤로 젖혀 물과함께 삼키면 됩니다.

 

2시간 후부터는 2시간에 한번씩 레모나 한포와 물을 300미리리터씩 마시면서 이틀동안 총 2리터의 수분을 섭취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혹시 속이 안좋을 것 같아서 오렌지주스 한병을 사갔는데,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고 왔습니다. 레몬도 많이 챙겨왔는데 한 네조각 먹고 다 버렸습니다.  그냥 레모나가 최고인 것 같아요.

 

레모나와 물을 2시간에 한번씩 먹는 이유는 침샘염을 예방하고, 몸속에 있는 방사능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100큐리로 동위원소를 시작했고, 다음날 아침 8시정도에 선량을 체크하게 되는데 다음날까지 방사선 선량이 70이하가 되어야 퇴원할 수 있습니다. 선량이 낮아지지 않으면 퇴원이 늦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다행히 선량이 기준치 이하라서 바로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5. 동위원소치료 후 몸의 변화

동위원소치료를 위해 입원한 후기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느끼는 증상이 메슥거림, 울렁거림, 토할것 같은 느낌, 침샘염, 붓기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입원 당일에는 이런 증상이 없어서 혼잣말로 '와 나는 치료체질인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씬지부작용이나 대체 호르몬제 부작용, 저요오드식 중에 호르몬제를 끊어도 일상생활과 거의 다를바 없는 생활을 했기때문입니다.

 

우선 제가 동위원소치료 후 느꼈던 몸의 변화는 두통, 구역감이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퇴원 후 마곡역 근처에 있는 자연샘요양병원에 입원했는데, 거기서 의사선생님께서 이것저것 설명하시면서, 딱 임산부가 입덧하는 것과 같은 증상을 느끼실 것이라고 하자마자 입덧증상이 찾아왔습니다.

 

배는 너무 고픈데 밥생각은 안나고, 퇴원하면 먹고싶었던 음식들이 주변에 널렸는데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은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밥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변비가 왔는지 화장실도 못가고 정말 미칠노릇이더라구요. 다행히 3일차쯤 지났을 때 어느정도 괜찮아져서 양평해장국, 쫄면을 먹었습니다. 딱 매운거, 새콤한것 밖에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새삼 집에 있는 마눌님이 임신초기에 입덧할 때 참 어려웠겠구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물론, 임산부의 입덧은 천차만별이고 백배천배 힘들다고 합니다.)

 

현재는 요양병원도 퇴원을 하고 집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퇴원 후에도 이틀정도는 먹고싶은것이 없었지만,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와 행복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6. 동위원소치료 후 주의사항

동위원소치료를 마치고 나면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변사람과의 격리인데요. 아직 몸에서는 방사선을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주변사람이 방사선에 피폭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 임산부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저도 집에 임산부가 있어서 2주간은 자가격리를 실시하고 집에서도 최대한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식기도 일회용식기를 사용하고, 음식을 조리하거나 물건을 만질 때 라텍스장갑을 끼고, 설거지도 수세미를 따로해서 설거지 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답답한 부분이 이런 부분인데요. 방사성물질이 가장 많이 나오는것이 대소변이고, 침이나 땀을 통해서도 나올 수 있다고 하는데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격리를 하면 좋겠지만, 마눌님이 임산부에 출근도 하고 있어서 집안일을 제가 해야하는 부분 때문에 불안하기는 하지만, 최대한 조심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불안했는지 RISS사이트에서 방사선치료과 관련 논문을 찾아 몇 편 읽어보았습니다.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360도 스캔결과 앞과 뒤에서 방사선이 가장 많이 나오고, 오른쪽 왼쪽이 가장 적게 나온다는 논문이 있어 마눌님을 쳐다볼 때도 몸을 돌려 쳐다보고 있습니다.

 

또한 집에 내려올때도 KTX를 탑승했는데요. 일반석을 끊었는데, 객실자리가 만석이어서 승무원분께 말씀드렸더니 특실 장애인석이 비어있다며 그곳으로 안내해 주셔서 나름 거리감있게 탑승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7. 결론

오늘은 신촌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 동위원소치료 후기를 작성해 보았는데요. 아직 시작을 하지 않으셨다면, 아마 막막한 마음이 가장 크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도 잘 해 왔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완치라는 결과도 얻으리라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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