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치료기 #1]갑상선암을 발견하다.

출처: freepik.com

 

안녕하세요. 오늘은 갑상선암을 발견하고, 치료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갑상선암 후기를 글로 남기는 이유는 갑상선암이라는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을 위해 작성하는 것 입니다. 저는 의학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곳에서 작성하는 의학적 용어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빌리는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1. 암을 발견한 계기.

우선 갑상선암을 발견하게 된 계기는 참 신기합니다. 전라북도 전주에 살고 있는 30대 후반 남자인 저는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개교기념일 겸 노동자의 날 겸 해서 마침 2023년 5월 1일이 휴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4월 중에 위와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고, 마침 저와 와이프도 임신을 준비하고 있어서 산전검사를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5월 1일 셋이 함께 가서 건강검진을 받기로 하고 전북건강관리협회에 검진예약 후 검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검진당일 어머니의 검진표를 작성하고 협회 1층에서 4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고 하는데, 뒤에서 "권사님"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머니 교회의 사모님께서 해당건물에서 임직원으로 근무하고 계셨어요.

 

마침 5월이 가족의달 기념으로 임직원 지인할인이 있다고 해서 검진표에 본인 이름을 작성해 주시면서, 검진할인을 받으라고 해주셨습니다. 지금생각해도 그 때 그 사모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갑상선암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접수하면서 검진비 30%할인이 가능하지만, 검사비용에 맞춰 이런저런 검사를 넣어주셨고 저는 폐CT, 갑상선, 간초음파를 함께 넣어주셨습니다. 와이프와 어머니는 여성관련 검진을 넣어주셨는데, 자세하게 기억은 나지가 않네요. 사실, 남자들은 갑상선 초음파를 잘 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초음파를 넣어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2. 암이라는 소식을 듣다.

건강검진을 모두 마치고 나면, 의사를 만나서 이것저것 소견을 듣게 되는데 우선 와이프는 모든 수치가 정상이며 아주 건강했지만, 저는 살도 10Kg이상 빼야 하며 간에 지방간도 있고, 간수치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식이조절이 필요하다는 소견과 간장약을 처방받아 다이어트를 결심하며 있었습니다.

 

2주정도 후에 건강관리협회에서 전화가 와서 갑상선쪽을 한 번 검사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아무런 생각 없이 다시 내원하여 갑상선 세침검사를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미 세침검사를 한다는 것은 영상의학 적으로 갑상선에 생긴 혹의 모양이 갑상선암으로 의심된다는 것일 수 있었다.(물론 모두 갑상선암인것은 아니다.)

 

세침검사를 받고난 1주일 후인 2023년 5월 18일(목) 건강관리 협회에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지난번 세침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결과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은 무슨말인가요?"라고 했더니, "갑상선암 인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이 왔다.

 

그 당시에는 정말 아무생각도 나지 않고,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서 당황하기 시작했고 내일 내원해서 영상의학과 의사와 상담을 하라고 했습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아무생각도 나지를 않고 어떻게 와이프한테 전해야 할지가 가장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내원하여 의사와 상담을 하였는데, 초음파결과 모양이 좋지 않아 세침검사를 실시했고, 갑상선암으로 의심이 되는 상황이라 소견서와 슬라이드를 줄테니 큰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아침일찍 회사에 출근해서 미친듯이 인터넷을 서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병원이 좋은지, 어느 의사가 좋은지 등등 수술경과는 어떤지 등등 이것저것 찾아보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빨리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역시 미리 경험해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몇 달 전 갑상선암 수술을 하고 육아휴직을 한 선생님께 전화를 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3.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자.

저는 처음 발병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잃지 않는 한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슨 상황에도 긍정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참 장점인 것 같습니다. 우선은 침착하게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했고, 마음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것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 암을 발견하긴 했지만, 갑상선암이고 아직 초기이니까 괜찮다."

"지금까지 10년동안 회사생활 하면서 길게 쉬어본적이 별로 없는데, 이참에 쉴 수 있으니까 좋다."

"보험료를 매달 많이 내고 있었는데, 개인보험과 단체보험에서 보험료를 쏠쏠하게 받을 수 있으니까 좋다."

"쉬는동안 박사학위를 마무리하면 되니까 좋다.(현재는 헛된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입원하면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정주행 할 수 있으니까 좋다.(이것도 쉽진 않았음)"

 

누구에게는 철이 없거나 생각이 없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면서 지내는 것이 병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인 것 같습니다. 수술 후, 관리 중에도 충분히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 수 있으니 미리미리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해 두시기 바랍니다.

 

 

4. 결론

저는 현재 수술을 잘 마치고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몸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 같지도 않지만, 집에서 출근하는 와이프를 위해 집안일도 하고, 요리도 하고, 건강관리를 하면서 지내는 요즘입니다. 조금 지루한 것 같으면서도 매일매일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하루 입니다.

 

아마 이 블로그에 글을 찾아 오신 분이라면, 암이라는 단어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저처럼 답답한 마음이시겠지만, 이미 경험을 한 사람으로 말씀 드리자면 먼저는 모를 수 있었지만, 암을 발견해서 다행이고, 다른 많은 어려운 암중에 갑상선 암이라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암은 없지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생각되기도 하지만, 병원을 예약하고 입원하고 나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암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누구나 암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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